나는 작년(2019) 가을 무렵에 퇴사했고, 2020년 초에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
이직할 곳을 정해두지 않고 무작정 퇴사한 후, 4~5개월을 쉬었다(사실 제대로 쉰건 아니고 계속 구직했습니다..)
되돌아 보았을 때 퇴사 후 공백기 때 후회되는 점이 무엇인지 세 가지로 추려보았다.
[후회되는 점]
1.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가지 못한것! (진짜 별다섯개로 후회함..ㅠㅠㅠㅠ)
사실 나는 "이직"을 하기 위해서 퇴사를 했었다.
(그때 다니던 직장은 너무너무 바쁘고 잠도 거의 못자면서 일을 해야만 했음...그래서 이직 준비하는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퇴사를 결심했을때 그이야기를 우연히 샌프란에 사는 외국인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요새 쉰다면서 샌프란시스코로 놀러오라는 것이었다(프랑스인 친구인데 샌프란시스코에 거주중임)! 그때 무척이나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가지 않았었는데 정말 후회된다. 그때 샌프란시스코를 갔었다면 정말 절호의 기회로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외국인 친구라 한국에 올리도 없고..
당시에는 미국에 오가는 여비 등에 대한 부담, 구직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두려움 등으로 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장롱면허인 내가 미국 서부에서 어떻게 이동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지금생각해보면 바보같음.. 우버 부르면 되잖아..이여자야...) 지금은 코로나19로 아예 미국으로 가는 하늘길이 닫혔는데 그냥 그 2~300만원 주고 미국 다녀올걸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샌프란시스코하면 실리콘밸리도 가볼 수 있었을 거고, 그 모습을 직접 본다면 많은 영감을 받았을 거고, 어떤식으로든 그때 받은 영향을 이직에 녹여낼 수도 있었을 을 것 같다. 게다가 나에게 방문을 제안한 친구가 영원토록 거기서 살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참.
나는 퇴사를 했다고 해서 꼭 여행을 가야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퇴사했다고 무조건 유럽가자 동남아 가자! 한달살기! 이런 식으로 무대뽀 즐기기용 여행을 다녀오면 오히려 여행 후 허무함이 밀려올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여행보다는 그냥 집에서 휴식하고 체력을 보강하거나, 금전적 투자가 필요한 스킬을 익힌 뒤 다시 이직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오직 그때만 갈수있는 여행이라면? 예를 들어 친구가 외국에 살고 있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시즌이 그때에만 열린다거나, 어떤 가수의 특정 콘서트 투어를 꼭 보고싶다거나, 특정 시기에 열리는 요가수련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등등...이라면 퇴직금이 조금 깨지더라도, 다녀오는 편을 추천한다.
특히 이직처를 구해두지 않은 경우에는 나처럼 마음이 조급해져서 "아 이 퇴직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아까워서 어떻게 써!"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데... 조금 뒤로 물러서서 생각해보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사실 그 2~300만원은 한 두달 월급인거고 내가 이직하는 회사에서 한두달만 더 견디면 되는 것 아닌가.
2. 부모님 보기가 미안해서 본가에 내려가지 않은 것
나이먹고 괜히 구직자(라고 쓰고 백수라고 읽음)의 모습을 보여드리기가 민망해서 본가에는 딱 한번, 2~3일 정도 다녀왔다. 그때는 마음이 괴로워서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는데, 막상 직장에 취직하고 나니 몸이 피곤해서 또 본가에 내려가지 않게 된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시간은 유한하기에, 그때 본가에 좀 자주, 오래 내려가서 마당에 꽃심는것도 도와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리고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부모님께서 잔소리도 하시고 나는 생활비도 드리기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백수는 당당함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본가에 내려가서 돈도 아끼고, 부모님도 좀더 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3. 구직 기간동안 별도로 아르바이트 등을 하지 않은 것
괜히 구직 기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갑자기 취직이 땋! 되버리면 어떻게 해! 하는 행복한 상상(절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었음~~~~)으로 별도로 아르바이트나 프리랜서 일을 구하지 않았다. 즉 구직기간 동안 통장에 있는 생돈을 야금야금 쓴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그마한 지출에도 민감해지게 되고, 나중에는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집에서만 틀어박혀서 구직 사이트를 검색하고 이력서를 업데이트 하는데에만 열중했었다.
그런데 사람은 항상 뭔가 조금이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때 단기 알바, 혹은 내가 일하는 직종에서 수주를 받거나 해서 조금이라도 수입이 있었다면 자꾸 나를 갉아먹으면서 우울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또, 직장에 매일 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일이 없어지면 무기력감에 빠지기 쉬운데,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무기력감에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단,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퇴사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요하는 결정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퇴사하자마자 바로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스스로를 혹사시키지는 말자. 단 일주일이라도 푹 쉬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
위의 내용은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 쓴 글이다. 모든 구직자에게 해당되는 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도 퇴사를 고민하던 순간에 "퇴사 후 공백기" 같은 키워드를 찾아보면서 남들은 어떤 걸 후회했는지가 궁금했었다. 참고로 나는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3rd party에서 기업 내부 인력으로 이직한 케이스임.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이직 자체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여튼.. 다음에는 퇴사 후 공백기에 잘한 점을 생각해보겠다!!!
*부족하지만 제가 직접 쓴 글입니다. 무단 사용은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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