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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생각

면접에 떨어졌을 때 마인드 컨트롤하는 나의 방법

by 랜덤맛사탕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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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쉽지 않다. 취업 면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떤 시기든 쉽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본인이 면접관으로 수십 번을 참석해봤을 높은 직급의 직원들도 임원 또는 대표이사 면접에서는 떨린다고 한다.
하물며 아직 면접 초보인 사회초년생, 그리고 나 같은 저 연차 경력직에게 면접이 쉬울 리가...

해마다 취업시장은 꽁꽁 얼어붙어서, 대개 구직 기간 동안 수십 번의 실패를 견디어야 한다.
몇 개월간 그런 실패가 누적되면 마음도 꽁꽁 얼어붙기 마련이다.

"먹고 산다."는 것은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욕구인데,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차분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일"은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거점 중 하나다(유일한 거점은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건 맞다.).
계속되는 불합격과 구직 과정에서의 불쾌한 경험들은 사람을 금방 무기력하게 만든다.
정신과 육체가 엄청나게 건강한 성인(saint).. 예를 들어 석가모니가 온다고 하더라도 취준 기간 동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글쎄.. 한두 번은 무너지지 않을까.


특히 피치 못하는 이유로 퇴사 한 뒤 구직하는 경우나, 경력이 단절된 후 다시 구직하는 경우.
그리고 전업 취준생이라면 마음은 더 급해진다.

발로 그린 "매슬로우의 욕구단계모형". 취준 상태는 5단계를 한꺼번에 부술 수 있다.
I dare you....



평소였으면 가볍게 넘겼을 사람들의 말도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예컨대, 나는 자격증 때문에 일부 직종의 한정된 업무에만 응시(해당 자격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피 터지는 경쟁.. 대부분 나보다 경험도 많고 잘난 선배님들이고 딱 1명만 뽑는 데다가 공고도 잘 안남..)할 수 있는데,
친구들이 "너는 자격이 있잖아. 그러니까 잘되겠지~"라고 얘기하면 막 가슴이 답답하다... (나도 내가 잘되면 좋겠어 ㅠㅠ근데 잘안되네 친구야..)
친구들이야 나를 안심시키려고 따뜻하게 건네는 말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왜 이렇게 속상하기만 한지...
그리고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문자를 보면 "나는 쓸모없어..."라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치닫고 반복되는 사이클...

면접에서 탈락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
80 : 20의 법칙을 사용해보자!!

80 : 운이 없었다. 나는 그 회사랑 안 맞는 거다. 다음 판을 기대해보자!

슈퍼마리오나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어드벤처 게임(취준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게임의 특징은 끝판왕을 깨는 순간 그 게임 stage에서 몇 년은 버텨야 된다는 거다(최소 1년, 최대 n 년....).
여기서 "끝판왕"은 면접이고, 게임 stage는 "회사"다.

운 좋게 끝판왕을 깼는데 알고 보니 그 게임 stage는 먹을 동전도 없고, 얻어갈 생명도 없고, 스페셜 스테이지도 없고 엄청 빈약하다.
마치 사막 같은 stage에다가.. 온갖 가시밭과 독버섯이 즐비한 곳이다.
그러면 끝판왕을 깨더라도 의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거기서 죽고 다른 판에 가서 다른 끝판왕을 깨는 게 낫다.
오히려 그 stage에서 내가 끝판왕을 이기지 못한 게 다행인 거다.

임아 그 판을 깨지마오.. 끝판왕을 깰 가치가 있는 판으로 가보자!


면접도 그렇다. 면접에서 떨어진 회사랑 나랑 그냥 안 맞는 거다.
보통의 회사는 자기들이 뽑고 싶은 사람을 정해놓고 거기에 제일 맞는 사람을 뽑는다. 따라서 면접 불합격 = 나의 무능력은 아니다.
게다가 면접이라는 screening 수단의 신뢰성이 낮다는 건 익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우연히 면접관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내가 면접장에 들어가게 되었거나, 엄청난 언변과 실력을 가진 인재가 면접을 보고 그 다음 순서로 내가 면접을 보게 되었거나, 그 팀의 막내보다 어린 사람을 뽑고 싶은데 내가 나이가 좀 더 많거나, 성비 균형을 위해 이번에는 되도록 특정 성별을 뽑고자 한다거나... 등 수백개의 변수로 인하여 내가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물론 지나친 정신승리 아니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면접이 "면접자와 피 면접자 간의 대화의 장"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와 구직자 간의 힘의 불균형은 명백히 존재한다.
또한, 취준 기간은 끝나기 전까지는 불합격만 겹겹이 쌓이기 때문에, 일단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맥주 한 캔 뜯고 다시 지원 서류를 쓸 만큼의 힘은 남아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구직 중에는 무조건 자기를 위로하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성공 경험이 부족한 구직자가 스스로 모질게 굴어봤자 남는 건 자괴감 등등 건강하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 판을 못 깬 것이 차라리 다행이다."라고 생각해보자!

20 : 어떤 점을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딱 한 번만 되돌아보기

면접에서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는지, 차분하게 딱 한번만 정리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건 자책하지 않는 거다.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나는 바보야."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 것.
면접장에서는 누구나 긴장한다. 나 빼고 다 잘했을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정말 작은 것이라도 좋다. 예를 들어 면접장에서 이런이런 질문을 받았는데, 수준이 높은 질문이라 대답을 잘하지 못했다면 그 질문을 정리해놓자. 면접 이후 2~3일 이내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작성해보자. (잘하려고 할 필요 없다. 다음에 비슷한 내용의 질문이 나왔을 때 어버버 하지 않을 정도로)

감정적인 대처는 결코 좋지 않다...(출처 :https://gifer.com/en/gifs/season-19)

예를 들어...

나는 XX회사의 면접에서 (1) A 관련 제도의 종류, 그리고 회사에 적용하면 좋을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면 나는 (1)에 대해서는 면접 후 이틀 정도를 들여서 A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A제도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어떻게 대답할 지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을 그려본다(세세한 것은 시간이 있을 때 더 한다. 중요한 건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는 것!)
그리고 XX회사의 면접에서 (2) 그 회사여야만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어필하지 못했다.
이건 준비 부족이기도 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서 '준비 안 해야지..' 하면서 회피한 것도 있다.
스스로 인정하자. 그러면 나는 앞으로 다른 회사 면접이 다가오면 (2)의 질문을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이다.
이 질문으로 내가 면접에서 호되게 당했고, 앞으로도 당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100중에서 딱 20의 분량만 노력하면 되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그리고 왠지 면접이 끝나고 나면 그걸 떠올리기 조차 싫어서 "그냥 다음 면접부터 잘해야지." 하는데, 또 그렇게 되지가 않더라. 그래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쓱~ 흝어본다는 느낌으로 면접 경험을 정리해보자.

스스로 피드백 해보기.



사실 나도 잘 안된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거다.
면접 끝나고 나면 진이 빠지고, 떨어지면 더 진 빠지고. 그냥 다음 회사 지원하기 바쁘다.
그러니까 시간을 조금만 들여보자. 면접 직후에 돌아보기 과정을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적어도 면접 결과를 확인하고 이틀 정도 내로는 돌아보기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 (again... 나에게도 하는 소리...)

그래야 진짜 멋진 판의 끝판왕을 만났을 때, 열심히 싸워서 이길 수 있을 테니까 :)


면접을 앞둔 모든 분들 응원합니다.
쓰고나니 참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스스로 다짐하고자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해봅시다 :) 모두들 합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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