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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집. 하루하루 다이어리

[일기] 정신건강, 스스로의 기준, 번아웃. 대충 해보자.

by 랜덤맛사탕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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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화두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다.
이제 일한지 5년차 정도 되어가는데도 일이 무섭고 확신이 없고, 항상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이제 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이 나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일에 대해서 120% 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집중 여부를 떠나서) 무조건 시간을 갈아넣게 된다 (이러면 죄책감이라도 덜 들고, 불안감이 내려간다)
하지만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수능 공부하는 학생도 아니고;;;;)

실수를 절대 하지 않는 삶은 존재할 수 없고, 어쩌면 어느정도 적당히 하면서 영위해나가는게 직업인으로서의 롱런이 가능한 건데 말이다.
지금은 거의 불나방처럼 (그렇다고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이며, 99%는 의무감, 일 못한다는 소리 듣긴 싫어서 하는 것임)
하루하루가 거의 일일일일일 집 일일일일일 집이다.

선생님은 나한테 “덕업일치”가 되는 사람은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치 로또 당첨처럼…
로또 당첨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슬프지가 않은데
왜 완벽한 직업을 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죄책감과 슬픈 마음이 드는건지?

선생님은 이게 False self때문에 나타나는 일이라고 했다.
나의 True self가 숨쉴수 있는 공간을 주어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는 것인데.
그 공간을 주려는 나와 주지 않으려는 내가 계속해서 싸우는 느낌이다!!

이제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 느껴지는 극도의 불안감?? 은 없지만
그래도 마무리 못한 일이 있으면 잠이 오지 않고 뭔가 들여다 보게 되는건 여전하다 (그렇다고 막 엄청 잘하는것도 아님..)

업무의 질을 떨어뜨리는게 오히려 나에게는 솔루션이라는데..
모르겠다;; 일단 내 업무질이 어떤지 나도 모르겠는데….

암튼, 지금 하는 일이 내 성향과 거의 반대 수준임에도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거면
내가 실제로 했을때 좀 편안하면서, 즐길수 있는 일도 계속 할 수 있는 힘을 내게 남겨놔야 된다는 생각이 정말 강력하게 든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없어… 대충해도 인생이 안 망한다는걸 알고 그렇게 실제로 해봐야 한다. 어차피 남편도 회사생활 힘들면 언제든 그만두라고 하고, 나도 직업적으로 어찌됬건 먹고는 살 수 있는 직종이니까 굶어죽진 않잖아? 그렇다면 조금 easy going 해도되잖아…)
다만 그렇게 했을때 확 퍼질까봐, 불안해 죽겠다.  
최근에도 뭔가 마음 수련이 되어서 그런지 불안함은 많이 내려갔지만, 그 불안감이 내려간 나의 심리상태가 너무나도 새로워서 (거의 인생에서 몇번 안되는 순간)
뭔가 잘못된거같은 기분이 들기도한다. 팍 퍼져버리는거 같은 기분. 민첩함과 기민함을 잃어버린 기분. 팽팽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느슨해진 기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새 느끼는 건, 진짜.. 회사에 목숨 바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계속 예민하고 벼랑끝에 서있는 것 같이 보인다. 회사에 계신 윗분들..
그리고 이렇게 내가 일한다고 뭔가 보상이 따라오는것도 아니고,,,  내 건강 해친다고 그들이 알아줄까? 내 이름도 헷갈리는게 내 보스의 보스인데.

진짜.. 올해의 제일 큰 목표이면서 가장 중요한 목표 (정말로 이젠 생각만 하는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함) 이다.
오히려 지금 처럼 업무량도 많고 속도도 엄청 빠른 회사에서, 나의 일과 삶을 분리하는 trial을 해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필요함 ㅠㅠ 사실 자신없다.. 노예처럼 도비처럼 일하는게 너무나도 습관이라…
근데 내 인생이 불쌍해서 안되겠다. 나의 삶에도 색깔을 입히고 싶다. 만일 덕업일치가 안되었다면, 그 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하고 싶어…
그게 안된다면,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그런 활동들로 채워가고 싶다.

남편 왈, “일이 망한다고 인생이 망하는 건 아니야.” 라는데.
일의 흥망성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로서는 일이 망하면 내가 망하는 것 같다. 아직까진 말이다.
(머리로는 나 하나 빠져도 이 회사 잘굴러가고 어쩌고, 다 이해되지만. 나의 습관이 아주 날 매력적인 도비 인간으로 만드는거같음….)

의무감에 치어서 살아가는 거 너무 지겹지 않니, 너?
휴가를 가서도 꼭 일을 하기 위한 쉼이라고 생각하는 그거 너무 지겹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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