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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집. 하루하루 다이어리

[일기] 이직 후 적응/나자신에 대한 실망/ 열등감과 우월감

by 랜덤맛사탕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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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회사로 이직한지 이제 3주차다.
오늘은 정말 화가 많이 나는 날이었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마음 vs
뭐 어쩌라고, 짧은 시간 내에 다 할수가 없잖아
이 두가지 마음이 엄청 충돌하는 하루였다.
ㅡㅡ
나는 나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게 오히려 독이 된다.
컴플렉스가 되어버린 것.
똑똑한 사람들을 보면 그게 내 기준이 되어버린다.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내 자신에 화가 나는 것이다.

열등감은 우월감과 한끝 차이란다.
우월하고자 하는 맘이 있기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것.
내 실력을 들킬까봐 두려운 날이었다.

‘이 일을 하기에 나는 충분히 논리적이지 못해.’
‘내가 잘할 줄 아는것은 역시 “임기응변”이야.’

뒤집어보면 ‘나는 누구보다도 논리적이어야 해’
‘임기응변은 기본이고, 차분하고 계획적이어야 해’
그런 맘이 날 괴롭혔다.
ㅡㅡ

어떤 기억들은 별것 아닌거 같아도
너무 강렬해서 한 사람의 관점을
견고하게 형성해버린다.


남편은 매실청이 싫다고 했다. 왜?
“그냥 어렸을때 매실청을 먹고 체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쳐다보기도 싫어졌어.”

아마 어머님은 체한 아이한테 매실청을 주었을 텐데
아이는 매실청을 먹고 체했다고 생각해 버린 것이다.

ㅡㅡ
두 가지 기억.

지방에서 꾸역꾸역 서울로 올라가서
다니던 학교에서 나는 수학을 포기했었다. 항상 9등급.

재수를 할 때는 새벽 6시쯤 학원에 도착해서 공부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굳이.)
재수를 하고 나니 수능에서 100점을 맞았더라.

낮게 나와서 점수가 잘못나오지 않았을까
의심했던 아이큐 테스트도 한몫했다.

명석하지 못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시간을 갈아넣는 것이었고
그게 내가 여기까지 밥벌이하면서 살아오는 방식.

이제는 체력도 시간도 갈아넣을 시간도 없는데…
그러면서 나는 너무 불안한 것이다.
내 진가가 드러날까봐.
기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내 실력이…

ㅡㅡ

격주 일요일에 만나는 그녀는
나한테 섭식장애와 같은
마인드 셋을 가지고 있는 거라 했다.

세상에는 완벽하게 똑똑한 사람도 없고,
그런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며,
그런 사람의 모습에 미치지 못했다고 “나는 쓸모없어”라는 생각을 가지는 건 왜곡된 관점이라는거다.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연예인 같은 몸매를 가진 사람들만
눈에 보인다고 한다.
자기보다 뚱뚱한 사람들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응 세상에 극소수이고,
그 사람들이 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고통을 겪는지는 또 모르는거다.

잘하려는 마음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속가능하게 일을 하고 직장에 다니려면,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중간 정도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엄청나게 완벽힌 사람도,
엄청나게 무능력한 사람도 없다는 걸.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은 세 끼를 다 먹으면
엄청나게 뚱뚱해질 거리 두려워하지만
막상 세 끼를 챙겨먹기 시작하면 딱 적당히 건강하고 예쁜 몸매가 된다고 한다.

내 자신이 양 극단에 있다는 생각 자체를 놓고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면
물론 실수를 하고 지적은 받고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꽤 잘하는 사람은 될 수 있다는 거다.

언제나 그렇듯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이 일어나는건 다른 문제다.

으.
당장 내일이 걱정된다.

Teheran 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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