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애플티비 오리지널에
볼 드라마가 없다고 하였는가 (그것은 바로 나..)
오랜만에 정말 재밌는 AppleTV 오리지널 발견!
아마 미드 열심히 보는 사람들 중에는
뒷북일 수 있으나… 그래도 한번 리뷰해본다
더모닝쇼
미투 사건을 둘러싼 방송국의 남성과 여성,
권력, 전략,명성 이야기이다.
미투 사건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꽤 평면적이고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안 그렇다.
모든 일에 완전한 선과 악이 없다는걸 보여주는 드라마면서 유쾌한 면과 어두운 면, 동시에 보여주는 복잡하고 세밀한 드라마이다.
만일 당신이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과 <스포트라이트> 둘 다 재밌게 본 사람이면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각 영화의 즐거움과 어둠이 다 들어가있으니까..
그리고 영화 <밤셸> 을 보면서 미투 사건이 그려지는 평면적인 맥락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등장인물
미치 케슬러 역 (스티브 카렐)
재치있고 존경받는 더모닝쇼의 앵커이지만,
타임지에 누설된 그의 성추문으로 인해
불명예 스럽게 하차하게 된다.
이 캐릭터는 자신이 방송국 내의 여자들과 “합의하에”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다른 미투의 가해자들과 자신을 철저히 구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미치 케슬러를 인간적으로는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행동을 알면서도 묵인한 사람들,
그를 증오하는 사람들이 섞여 극을 만들어 간다.
알렉스 레비 (제니퍼 애니스톤)
더모닝쇼의 공동 앵커. 미치와는 15년이 넘는 기간동안 친구로 지낸 사이이다.
처음에는 미치 케슬러의 성추문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완벽한 파트너가 나락으로 갔으니 내 자리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충동적이지만 전략적으로 브래들리 잭슨을 공동
앵커로 올린 뒤, 쇼의 책임자로서 미치 케슬러로 인해 피해를 본 여성들을 자신이 모른척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 미치에 대한 배신감과 연민 등 여러가지 감정에 휩싸인다.
브래들리 잭슨(리즈위더스푼)
지방 방송국에서 일하다가, 시위 현장에서 화제를 얻게 된 기자. 갑자기 알렉스에 의해 공중파 아침 방송앵커로 발탁되며 유명해진다. 옳은 일을 하려하는 막가파 느낌의 앵커. 미치 케슬러를 둘러싼 미투 사건의 전말을 탐색해나간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한번쯤은 봤을법한 조연 캐릭터들!
미투의 피해자이지만, 입막음의 대가로 승진의 기회를 얻고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되는 역(스포일러이므로 얘기하지 않겠다), 언론사 사장, 연출,
미치와 연인관계였던 직원, 그리고 방송사의 한 캐스터와 행복한 연인관계이지만 그걸 밝히면 자신의 커리어에 타격이 갈까봐 걱정하는 인턴 등…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때 가장 쉽고 무책임한게
욕하고 끝내는거라는 점이다.
한 사람 매장하고 끝내는거.
대중은 그걸 원할지 몰라도, 그 사건 속에 있는 사람들은 사건의 배경이 되는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또다시 참고 살아야 한다.
이 이야기는 처음에 한 사람을 하차시키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한 방송국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점진적으로 변화를 요구해나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 성추문을 바라보는 각 인물의 시각 차이도 흥미로웠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상사나 나보다 권력과 지위가 있는 사람이 별 헛소리같은 성적인 농담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걸 받아줬다고 해서 동의하는 건 아니다. 절대로.
특히 여성(그리고 남성 중에도 주로 직급이 낮은 경우) 그런 사회적인 자리에서 윗분들의 눈에 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괜한 소리를 했다가는 “예민한 여자, 또는 예민한 남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그냥 불편한 요구에도 대충 응해주는 척 하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는 거다…
그런데 더 모닝쇼에서는 소위 미치케슬러 처럼 직급과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 <너가 농담을 받아줬잖아. 총구를 겨누고 한 것도 아니고. 합의하에 한 거아니야? > 식으로 (진심으로) 생각한다는걸 보여준다. 미국도 아직 멀었구나 싶다.
여담이지만,
차라리 부적절한 성희롱적인 발언을 대놓고 하는 상사면 “요새는 그런 말하면 큰일나요!”하고 농담인듯 핀잔을 줄 수라도 있다.
근데, 평소에 세상 젠틀한 척 하면서 이상한 곳(춤추고 노래하는 술집) 데려가는 상사가 더 싫다…
제발 정신좀 차리세요. 거기서 막내들이 꽁하게 앉아있을수도 없으니 박수치고 맞춰주는거지 그게 좋아서 하는거겠습니까.
그러다가 인턴들, 막내들이 못 참고 직장 내 성희롱 문제제기 하고 다같이 조사하게 되는거다. 실제로 많이 봄…
제발 나는 아니지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또 이 드라마에서는 보도국에서 일하는 여러 직원들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매일 새벽 3:30에 일어나서 아침방송을 준비하는 사람 부터 pd, 연출, 작가 등등…
참고로!
더 모닝쇼 제작비가 무려 6억달러라고 함
(한화로 7천억이 넘는… 후덜덜.. 회당 150억원 이상이 들어감)
이 정도 돈이 들어갔다면 한번쯤은 볼만한 듯!
시즌 2는 시즌 1 보다는 재미없다.
시즌 1만 봐도 충분한 듯함…!
개인 평점 별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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