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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집. 하루하루 다이어리

[생각]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과 이직 결정.

by 랜덤맛사탕 202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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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즈음 면접 아닌 면접을 보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한 주 뒤에 대표가 식사 연락을 주었고 식사 자리에서 조건을 제시해 주었다.
지난 주에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새벽에 자꾸 눈이 떠졌다.
법인, 그리고 기업생활.
거거서, 다시 정말 작은 법인(법인도 아니고 사무소)으로 리턴하는 결정.

과연 옳은 것 일까. 나 맞는 결정을 한 걸까...

삼성역에서 국수먹은 날. 이날 동기한테 내 결정을 얘기함.


그 사이 대형 법무법인에도 지원서를 넣어둔 (소위 5대펌) 상태라 결정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변호사들이랑 같이 일하면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그외에 차라리 직무를 내가 원하는 쪽으로 바꿔서 회사를 이동할까 하는 생각.
대형 법무법인 붙으면 소위 간지(?)가 나니까 결과를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 등등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또, 조작 생활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회사생활은 나쁘지 않은데 여기서 더 얻어가지 못하는 내 자신이 좀 미웠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고 싶다.
이 결정에는 내 배우자의 영향이 컸다.

이때까지 내 결정들은 대부분 가성비를 따지면서 사회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들이었다.
좋은 학교 나와서 취업 잘되는 과 나와서
자격증 취득해서 이름난 회사 자문하는 곳 들어가서, 외국계 소비재 회사에 들어가는 루트...
하지만 그 결정에 마음 갚이 만족하지는 못했었다. 무언가 허했다.

한편 지금의 배우자랑 결혼한 것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행한 선택이었다.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즉,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고 나에게 맞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남편과의 결혼에서 처음으로 느꼈다.
(난 복받은 사람이다...감사해요 내남편)



남편과의 결혼 처럼,,,
이번에는 처음으로 뭔가 그럴싸한 선택이 아니라 내가 해보고 싶은 선택을 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강남역 한복판의 깨끗한 오피스에 누구나 알법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복지도 나름 괜찮고 소비재 회사답게 회사 제품도 많이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선택인 것이다.

앞으로 옮길 회사는 1인 회사라 근기법 적용 되는 부분도 거의 없을 것 같다.
월급쟁이지만 사장(?) 마인드로 일해야하고 공유오피스에서 일해야 한다...

전 직장 동료랑도 얘기하면서 생각 정리..


하지만.

어차피 임원달 것 아니면(나같은 성격으로는 글쎄 가능성 낮음)
차라리 빨리 퇴직해서 현장에서 구르는 것도 괜찮고
정말 "일" 그 자체에 집중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나의 미숙함을 채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고...
내가 이 사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실력이 없다고 느끼는 내가 이렇게 부딪히지 않으면 영원히 회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법무법인은 아마 가게되더라도 내가 그 분위기를 숨막혀 할 것 같아서 제외. 그리고 기업 업무만 하게되는 것도 나랑은 안맞아.
앞으로 옮길 것에서는 양쪽의 일을 모두 해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란 사람은 모호함, 답답함을 견디기 어려워하기에
긴 호흡을 가지고 많은 사람과 차곡차곡 관계와 일을 쌓아가야 하는 커다란 조직 생할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나와 정말 결이 안맞아서 내 입을 닫게 만든 사람과 일하며,
모든 결정들이 명확해진 것 같다. (이걸 잘 해결했었어야 하는데 참.. 잘 안된다...이렇게 그냥 가는건가)

이 선택이 객관적으로는 최선이 아닐지라도,
모든 결정은 주관적이기에.
내맘대로 한번 해보고, 좋은 선택이 되도록
노력해볼것이다.

다음 주에 퇴사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약간은 두렵다.
하지만 날 위해서 해야한다! 화이팅 화이팅

체력도 키우고, 운동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날카롭게
나를 단련해야 하는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사진은 2018년에 내가 구입한 그림.
버킷리스트가 그림 구입하기였었다.
이지은 작가,
나랑 동갑인데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
누군가에겐 돈을 들여 그림을 사는게
이상한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우리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오브제 중 하나.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하고 있는 그림 같기도 하다.

모든 선택은 객관적 조건 하에
결국 주관적으로 해야한다. 그걸 감당하는 건 나니까.
이제 남 탓 할것도 없다. 내가 선택한거니까... 내 선택을 믿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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