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줌바줌마
스스로 다짐: 내 블로그에서만큼은 자기검열 하지 말아야지
이걸 보고 누군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더라도, 그건 상관없는 일.
요새 줌바를 시작했다. 말하면서도 조금은 부끄럽다.
이때까지 나의 취미생활은 모두 그럴싸 했던것들이었다.
불어, 피아노, 수영… 물론 다 재미는 있었지만
그 취미활동을 하며 내가 세련된 사람임을 뽐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형형색색의 레깅스, 암밴드, 나시 티셔츠, 옆으로 돌려쓴 볼캡이 줌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고
왜인지 모르게 아줌마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격렬한 운동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왠걸… 정말 재미있다. 줌바줌바💃
게다가 아줌마들은 얼마나 상냥하신지? 병아리 신규 회원이 반가우신지 갈 때마다 인사해주신다.
수영장 저녁회식이 너무 싫어서 오전반으로 옮기는 걸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운동은 혼자! 라는 생각이 강한 나인데,
벌써 내 전화번호를 홀린 듯 줌바 회원님께 공유했다.
코로나 때문에 환호나 소리를 지르지는 못하지만
이미 맘속으론 기합을 넣으며 줌바를 춘다.
어릴 때 요가학원에 가면 나말고 다른 사람은 이 동작이 되는건가 은근 신경쓰였는데,
나이가 든 건지, 남들의 동작은 나에겐 좋은 본보기일뿐 경쟁대상은 아니다.
그리고 줌바줌마들은 쿨하다. 어려운 동작은 모르겠으니 다시 보여달라고 강사님께 쿨하게 요청한다.
수업의 흐름을 끊을까봐 모르면서도 대충 아는 척 하면서 넘어가는,
폐끼치지 않는개 중요하단 마인드는 여기는 없다. 그래서 더 좋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사회에선 약점 잡힐 행동일 수 있더라도
적어도 이 공간에서는 다같이 확실히 알고가자는 그 화이팅과 너그러움에 안도감이 든다.
체면을 차리거나 남들에게 보여졌을 때 세련되게 보이는 것은 줌바 피플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여러가지 역할을 해내느라 바쁜 가운데 주어진 50분이라는 나의 자유시간을
충분히 행복하게 표현하며 보내기에도 시간이 아깝다는 걸 줌바줌마들의 화려한 몸짓에서 배운다.
여기서는 당당히 말해본다. 줌바는 너무 재밌어!